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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순수사진

오완수_신계급주의

    최근 우리 사회에 주거형태에 근거한 차별적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부 주도의 소셜믹스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 간의 임대입주자 색출작업이 발생한다거나 초등학교에서 학생들 간의 주거장소등에 의한 왕따 등 사회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사회적 갈등의 발생시키고 있는 아파트가 계급적 가치를 생산하고 있지 않는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가 계급을 어떠한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명문화된 계급이 사라진 이후 자본은 이전의 계급 결정 수단을 대체하기 시작하였다. 그렇다면 현대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계급’에 대한 개념은 자본 에 의해 결정된다고 가정해 볼 수 있다. 

    아파트는 일제강점기 한국에 처음 등장하였지만, 와우아파트 붕괴 등 아파트는 가난한 노동자의 주거방식이자 안전하지 않은 주거 대상이라고 인식되었다. 1970년대, 급격한 경제성장 속에서 정부는 도시로 몰려드는 많은 국 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거주방식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미개발 지역이었던 한강 이남 지역에 대기업 이전, 8학군 조성 등 인프라를 조성하며 기존의 인식을 바꾸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중산층으로 급부상하던 사무 직 근로자, 고위 공무원, 숙련직 기술자 등의 주거 방식은 획기적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후 아파트는 보편적 도시주거 유형으로 자리잡게 된다. 아파트라는 주거환경이 빠르게 등장하면서 이 주거형태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게 되었다. 아파트는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과 더불어 주거의 개념보 다 재테크나 투기의 대상이 되는 상품으로서 자산 증식과 신분을 드러낼 수 있는 상징적 기호로 전용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대표적 도시주거방식인 아파트단지는 ‘사회적 계층화’를 중심으로 주거선택의 지향 가치가 형성되었고 이것은 주거가 소비의 영역에서 사회적 위치를 알려주는 기표가 되도록 만들었다. 아파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 본의 상징적 역할을 담당하며 주거의 의미보다 상품으로서 우리 사회에 자리 잡게 되었다. 시민은 이제 단순히 내 집 장만을 꿈꾼 것이 아니라, 아파트 문화를 갈망하기 시작하였고 아파트를 통해 그들의 상승한 지위와 신분을 과 시하고자 하였다. 

    나는 아파트를 하나의 계급적 상징으로 파악하여 오늘날 우리 사회에 계급이 어떻게 조직되어 있는가에 대한 물 음에 접근하고자 한다. 아파트가 사회에 자리 잡는 과정에서 중산층의 전유물로서의 상품적 가치를 드러냈고 이것 은 국민적으로 부의 축적 방식으로 인식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아파트와 신분의 상관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방식 으로 아파트의 파사드1 를 선택하였다. 파사드를 보여주는 주된 이유는 파사드가 아파트의 장식적인 역할을 하기 때 문인데, 장식적이라는 것은 그 내부에 계급을 내포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듯한 중립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말 한다. 파사드를 통해 보여지는 외관이 모든것을 결정하지 않으며 아파트에는 복합적 역학관계가 존재함을 반어적 으로 드러내고자 하였다. 

 

1 건축물의 정면, 내부와는 다른 외부적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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