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해 (苦 海)
90. 85. 80.
모범생의 성적표가 아닙니다.
그녀들의 평균 연령.
백내장, 수막염, 관절염, 허리디스크, 지독한 두통
단 사람이 앓고 있는 질병의 개수.
맑디 맑은 남해바다 청명한 공기 속의 휴양지인
이 곳, 제주 우도.
쪽빛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짐승의 애성(哀聲)이 들립니다. 그리고 이따르는 토악질소리..
어찌나 온 힘을 다해 깊은 숨을 게워 내는지 그 소리는 마치
짐승의 그것과 같이 들립니다.
열 다섯 꽃다운 시절부터 시작되어온 삶의 깔닥고개 넘이는
꼬부랑 할망이 된 여든의 지금까지 이어져
그녀의 인생은 자식과 남편의 뒷바라지에 내다 버린 지 오래입니다.
노동강도가 워낙 심한 탓에 그녀들은 어느 곳도 성한 곳이 없습니다.
자영업자란 이유로 산재보험법상 재해보상질병으로도 인정 받지 못해
별다른 보상도 없습니다. 또한 그녀들의 뒤를 이어줄 후대도 없습니다.
이 모든 것이 추(錘)가 되어 그녀들의 허리는 나날이 굽어 갑니다.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그녀들의 이름은 海女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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